Friday, August 29, 2008

Eyes 눈

























Pak Hui-jin (1931~ )






()





1





한 육십 년쯤은


시들지 않는 꽃을 아는가.



그 신비한 광망을 잃을까 봐


낮에도 피곤하면 닫히는 꽃,


흰 꽃잎 한가운데


검고 둥근 花心이 있는


저기 어쩌다가 홀연 이슬이


솟는 때가


제일로 아름답다.



2



사랑의 이슬


그 이슬이 어떻게 솟았을까.


뿌리도 없는


空中공중의 꽃에 -



3



멀리 희랍에서 트로이까지


일천의 배를 불러들이었던


헬렌의 얼굴,


더구나 그 보석寶石 같던 눈도


티끌로 돌아갔다.


그 수많은 영웅과 함께.



4



본시


흙으로 빚어진 눈이지만



별을


보아





것일까.


지금


어디서나


아직은 어린


눈은 자라난다


수정水晶과 같이


빛과 어둠을 번갈아 마시면서.



5



또 어떤 시인詩人은


너를 두 개의 못물이라 했다.



공중에서


화석인 양


오래 한 점에 머물러 있다가도


수시로 이동하는 두 개의 못물.


밤알만한


그 못물이 지니는 가지가지


빛깔과 깊이를


헤아릴 수는 없다.


산과 바다,


이 우주宇宙도 그 안에 빠지면


한낱 티끌일 뿐.



6



나란히 있는


두 개의 못물이


또 하나 다른 두 개의 못물과


하나가 될 때



깜깜한 공중에서


오래 헤매이던


사랑의 별과 별이 부딪듯이


시공時空은 허물어져


하나로 쏟아지는 한줄기 폭포.


영원永遠이 설레이는


바다가 된다.




박희진朴喜璡 (1931-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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